2008년 서브프라임 원인제공
주택값 상승하며 실적 치솟아
미국에서 내 집 장만의 꿈을 이뤄주는 아메리칸 드림의 대명사,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이 미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지난 2분기 순수익이 각각 100억 달러와 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5년여 전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사상 최대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던 당시와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패니메이의 뿌리는 1930년대의 경제 공황기에 민간 주택담보대출을 사들일 목적으로 정부기관으로 출범한 미 연방저당권협회, 프레디맥은 주택담보 대출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 1970년 창설된 미 연방주택금융저당회사로 출발했다.
현재 둘 다 민영 회사지만 정부 주택금융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정부보증기관(GSE)으로 불리며 준정부기관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거대 금융기관 중 하나였다. 그러나 당시 미 정부는 이 두 회사가 파산을 선고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 우려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쪽을 택했다. 이른 바 ‘대마불사’의 전형이다.
그러나 5년여가 지난 현재 우려는 기우가 됐다. 최근 2년간 미 주요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부동산 활황세가 이어지면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실적 또한 덩달아 치솟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 배분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두 기관은 구제금융 자금이 납세자들로부터 나온 만큼 최근 올린 수익을 ‘스윕(Sweep)’이라는 이름으로 납세자들에게 배당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투자자들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나는 미국이 되살아날 거라는 데 건다”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900만 달러를 투자한 투자회사 캡웰스어드바이저 설립자 팀 파글리아나는 “2008년 당시 ‘스윕’이라는 제도는 없었다”며 두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고려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