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증시 7% 뚝…중동증시 폭락
중동전쟁 우려 속 금값 껑충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시리아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주가는 폭락하고 국제유가와 금값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시리아 공습 우려가 시장을 강타하며 미국과 유럽 증시는 동반 하락했고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동 증시 폭락, 美ㆍ유럽증시도 동반 약세=시리아 공습 임박소식이 전해지자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UAE 두바이증시의 DFM지수는 전날보다 7.0%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랍권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증시의 TASI지수도 전날보다 4.12% 떨어졌고, UAE 아부다비증시의 ADX지수는 2.83%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14%,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59%, 나스닥지수는 2.16% 하락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VIX) 지수는 12% 이상 상승했다. 하락세로 출발한 유럽증시는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지수와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는 각각 2.28%와 2.42% 급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지수는 0.79% 내렸다.
중동과 미국, 유럽 증시의 하락을 보고 개장한 28일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약세로 출발했다.
▶금 등 안전자산 선호↑…국제유가 3% 상승=시리아 공습이 또 다른 중동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은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뉴욕상품시장에서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7.10달러(2%) 오른 온스당 1420.20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런던 현물시장에서도 금시세는 위기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온스당 1419.25달러를 기록하며 3% 급등했다. 은과 구리의 가격도 상승했다.
미국 국채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익률(금리)이 하락했다. 미국의 5년 만기, 10년 만기,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6∼0.07%포인트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리아에 대한 서방의 공습 우려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다시 커지자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09달러(2.9%) 오른 배럴당 109.01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3.64달러(3.29%) 오른 배럴당 114.37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반면 인도의 루피화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태국의 바트화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급락하며 잇따라 최저치를 경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난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돼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