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축소…잭슨홀 미팅서 각국 엇갈린 목소리
멕시코·브라질·남아공 중앙銀 총재“선진국 정책 충격 막대…스필오버 경계”
신흥국 위기 우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에서 동남아, 브라질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위기를 바라보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시선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 24일 끝난 미국 와이오밍 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은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위기 우려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멕시코와 브라질 등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잭슨홀 미팅에서 “선진국의 정책이 다른 나라에 미치는 충격을 명심해야 한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선진국들이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시행해주길 바란다”면서 “신흥국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서로 협력해야 하고 확산효과(스필오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의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 역시 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이 Fed의 출구전략으로 인해 유동성과 환율 위기를 겪고 있다”며 “선진국의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기존의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잭슨홀 미팅에서 “일본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했으며 은행 대출을 독려해 투자자와 기업가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기대도 커졌다”고 자평했다.
찰리 빈 영란은행 부총재도 “실업률이 7% 밑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은 영국 국채(길트)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지난 7일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적어도 2016년 말까지 현 기준금리(0.5%)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