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오는 9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자사주 매입을 논의할 거라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이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팀 쿡에게 9월 저녁을 하자고 말했다. 팀도 자사주 매입에 긍정적이고 이미 실행하고 있다. 그때 논의될 내용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아이칸이 트위터로 애플에 대해 언급하며 파장을 일으킨 건 지난 1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아이칸은 처음으로 애플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애플은 저평가돼 있다”고 말해 당장 애플 주가를 475달러에서 489달러로 끌어올렸다.
또 “오늘 팀 쿡과 대화를 잘 나눴다”며 “애플이 당장 대규모 바이백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 의견을 논의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쉬운 결정”이라며 “애플 주가는 실적 개선이 없더라도 625달러는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애플은 부채가 적고 차입능력이 강해 3% 금리로 1500억 달러 자금을 조달해 자사주를 주당 525 달러에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애플 목표 주가는 700달러 대다.
앞서 애플은 지난 4월 2015년 말까지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올해 초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회장이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도 배당을 꺼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하는 등 배당 문제 논란이 끊이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아이칸의 애플 주식 지분은 현재 약 1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시가총액은 4570억 달러에 달해 아이칸의 지분율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칸의 등장으로 애플 주가가 급등, 그가 애플의 구세주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감이 없지는 않다.
13일 당시 애플측도 “우리는 모든 주주들이 회사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오늘 쿡 CEO는 아이칸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화답했다.
실제로 아이칸이 손을 댄 기업 가운데 주가와 시가총액이 빠진 곳은 드물다는 평이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치인 705.07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줄곧 떨어져 현재 400달러 대 후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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