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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썰렁한 잭슨홀 미팅…버냉키ㆍ서머스 불참
‘세계 중앙은행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잭슨홀 미팅이 올해는 김빠진 파티가 될 전망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초유의 관심사인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한 힌트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런 가운데 차기 Fed를 이끌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 재닛 옐런 Fed 부의장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엇갈린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썰렁한 잭슨홀 미팅=22일부터 24일까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움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2010년 잭슨홀 미팅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2차 양적완화를 시사해 세계 시장을 요동치게 했고, 2005년에는 최근 인도중앙은행 총재로 내정된 라구람 라잔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견해 이른바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해 잭슨홀 미팅은 예년의 위세에는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힌 버냉키 Fed 의장을 포함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등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석하지 않는다. 


또 차기 Fed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옐런 부의장은 미팅에는 참석하지만 공식적인 연설 일정은 없고,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마켓워치는 23일 “거물급 인사가 참석하지 않지만 로버트 홀 스탠포드대 교수 등 5명의 패널 토론이 주목된다”며 “이들의 토론이 향후 Fed의 출구전략에 영향을 주는 만큼 잭슨홀 미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Fed의장직, 뉴욕 vs 워싱턴 기싸움=이런 가운데 ‘포스트 버냉키’로 유력시되는 옐런과 서머스의 엇갈린 행보가 관심이다.

뉴욕 월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옐런은 각국 은행장과 회동하는 반면, 워싱턴 정가를 뒷배로 하는 서머스는 정치인들과 만남을 갖느라 분주하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은 “옐런이 지역 연준 총재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런던에서 상하이, 멕시코를 아우르는 옐런의 인맥이 백악관을 건너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옐런은 2011년과 2012년 사이 지역 연준 총재 등과 관련된 인사와 회동하거나 전화 미팅을 가진 횟수가 90회를 넘었지만, 같은 기간 백악관은 한번, 캐피털 힐(국회의사당)은 두번 방문한 것에 불과했다.

이와는 반대로 서머스는 백악관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한편 최근에는 Fed의 인사권을 갖고 있는 상원의원들과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옐런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으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들 상당수가 차기 Fed 의장으로 서머스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측근들이 옐런 부의장을 꺼리는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요 결정에서 아웃사이더였고, 오바마가 팀플레이를 중시하는데 반해 옐런은 고유의 의견을 갖는 경향이 있으며, 지나치게 꼼꼼하고 체계적이기만 한 리더십 등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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