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시장이 전산망 오작동 등 기술적인 문제로 3시간 넘게 거래가 중단돼 큰 혼란이 발생했다. 테러나 자연재해 등 외부충격 없이 3시간 넘게 나스닥 거래가 중단된 것은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26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5월 페이스북 상장 당시 주문 지연과 최근 골드만삭스의 옵션거래 실수 등 기술적 문제로 나스닥에서 거래 장애와 지연, 중단 등의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주식 전자거래에 대한 불만과 의혹도 증폭되는 분위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시장을 관할하는 나스닥OMX그룹은 22일(현지시간) 낮 12시14분께 “나스닥 시장의 주식과 옵션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스닥에서는 오전 11시께부터 애플, 인텔, 페이스북 등 거래량이 많은 기술주 중심으로 거래가 부분적으로 지연됐으며 이후 등록 주식 전반에 걸쳐 호가 관련 전산 장애가 발생하고 나스닥 지수가 업데이트되지 않자 거래가 완전 중단됐다. 나스닥 측은 오후 3시께부터 일부 주식의 거래를 다시 시작했고 오후 3시25분께 온라인상 거래도 완전 재개됐다. 거래가 중단되기 전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1.38포인트 상승한 3631.17을 기록했으며, 거래 재개 이후 추가 상승해 결국 38.92포인트, 1.08% 오른 3638.71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이번 사태 여파로 나스닥OMX그룹 주가는 3.4% 하락했다. 나스닥OMX는 “호가 접수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면서 “주식 호가를 분산시켜주는 프로세서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01년 9.11테러나 대형 허리케인 등 외부 충격이 아닌 이유로 이렇게 오랫동안 거래가 중단된 것은 주가가 대폭락한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던 1987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이 상장돼 첫 거래가 시작될 때 호가 접수 지연 등으로 30분 정도 거래 지연이 발생, 1000만달러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주식 옵션거래에서 실수를 범해 최소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1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쳐지에 놓였다. 골드만삭스의 잘못된 옵션 주문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했으며, 20일 개장 직후 일부 주식 옵션 가격이 1달러까지 밀렸다고 내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강승연 기자ㆍ김하은 인턴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