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평균가계소득 4년새 4.4%하락
금융위기후 연봉 10년간 제자리
“美 경제양극화 보여주는 지표
소득 오른 계층은 최상위권뿐”
‘금융위기를 벗어났지만 미국의 중산층은 여전히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난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산층의 소득은 지난 10여년 간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비영리기관인 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12년 사이 미 전체 근로자들의 연봉은 0.8%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부터 금융위기 전인 2007년까지는 1.5% 올랐지만, 금융위기 이후인 2007~2012년 사이에는 연봉이 0.7% 내렸다.
EPI는 2001~2007년 기간 근로자의 노동 생산성이 16%에 달했지만 연봉은 1.5% 오르는데 그치고, 2007~2012년에도 생산성은 7.7%였지만 연봉은 오히려 내렸다는 것은 2001~2012년 기간 동안 미국 근로자들의 연봉이 내리거나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7~2012년 사이 전체 근로자의 70%, 2001~2012년 전체 근로자의 60%가 연봉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PI는 이런 수치는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 근로자들 대부분이 연봉 하락이나 연봉 동결을 경험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런 연봉 동결 내지 하락 현상은 성별이나 학력, 직종과 상관없이 전 분야에서 드러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날 다른 민간 조사기관인 센티어리서치가 내놓은 미 가계소득 보고서에서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가계소득 중간값은 미 당국이 경기침체가 끝난 시점으로 삼은 2009년 이후에도 계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6월 기준 미 가계소득 중간값은 5만4478달러였지만 올해 6월 기준 5만2098달러로 4.4%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0년 1월 기준 미 가계소득 중간값이 5만6143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10여년 새 가계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2009년 이후에도 가계소득이 계속 떨어진 것은 경기침체의 여파가 미국 경제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가계소득 중간값은 한 나라 중산층의 복지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이 보고서는 미국 시민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어반인스티튜트 소득혜택센터장 그레고리 액스는 “지난 10년간 소득이 오른 계층도 있다. 소득이 오른 계층은 최상위층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