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시리아에서 내전 발발 2년6개월 만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이번 공격은 유엔 화학무기 조사팀이 시리아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측은 21일(현지시간) 오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시인 구타를 화학무기로 공격해 13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이날 화학무기로 1300명 이상 죽였다”며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시리아국민연합 조지 사브라 대변인은 사상자 통계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반군 단체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GC)는 이날 오전 화학무기 공격으로 650명이 숨지고 3600명이 부상했으며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 바있다.
시리아에서는 언론보도가 통제된 상황으로 정확한 인명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 규모 발표가 급증하고 있다.
SRGC는 사상자들이 호흡곤란과 구토 등 독성 가스에 중독된 증상을 보였다며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군의 공격 대상은 대부분 주거지역이었으며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의 피해가 컸다. 의약품과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현지 병원 의사인 할리드 마흐무드씨는 터키 아나돌루통신과 인터뷰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들이 사린 가스에 노출된 증세를 보이고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의료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RGC 등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사망자들이 흰색 천에 싸여 건물 밖에 놓여 있었다.
병원 바닥에 있는 부상자들은 외상은 없었으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발작증세를 보였다. 입에 거품을 물고 정신을 잃은 어린이들의 모습도 있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이런 주장에 “유엔 조사단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전면 부인했다.
시리아 국영뉴스통신사인 사나(SANA)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조사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이 칸 알아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최근 유엔에 조사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9일 시리아에 입국한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의 아케 셀스트롬 단장은 이날 스웨덴 방송사 SVT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들이 유엔을 통해 공식적으로 조사를 요청할 필요가 있으며 시리아 정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영국, 터키, 아랍연맹 등은 유엔 조사단의 즉각적인 조사착수를 촉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조사하고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이번 화학무기 공격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유엔 조사단의 조사를 촉구했다.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랍연맹 나빌 알아라비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유엔 조사단이 즉시 구타 지역으로 가서 실제 상황을 확인하고 이번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드 알파리살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처해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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