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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돈줄죄기에…내상입은 신흥국 ‘충격견디기’ 시험대
출구전략 우려에 통화 곤두박질
터키 두달연속 금리 인상 카드
인도 루피화 국외채권발행 검토

크루그먼 “인도 위기 가능성 낮다”
“換위기때보다 자본구성 건전”낙관도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확산되면서 신흥시장의 ‘충격 견디기’가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역풍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관건은 신흥국이 얼마나 견뎌내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가운데 터키가 통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압박을 견디다 못해 20일(현지시간) 금리를 또다시 전격 인상하는 등 신흥국과 시장 간의 환율 기싸움이 서서히 금리 인상 압박으로 비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이와 관련 “버냉키 붐이 끝나고, 버냉키 버블이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흥국 ‘내성’ 어디까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이 진행되면 신흥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UBS의 바누 바웨자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의 금리 상승이 신흥국 전체를 망쳤다”고 표현하면서 “금리가 계속 오르면 고통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HSBC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프레드 뉴먼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위기상황에 대해 “양적완화로 풀린 달러를 차입해 부동산 등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거 투자한 후유증”이라며 “아시아가 기회를 잃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흥국이 1997년 외환위기 경험과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이번 위기도 잘 버텨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FT는 ‘신흥 세계, 혼란에 대응할 수 있다’는 사설을 통해 “전반적인 금융시장 붕괴의 전조라는 우려는 시기상조”라며 “신흥시장에 유입된 자금의 절반 이상이 직접 투자를 위한 자기자본(equity capital)이란 점에서 지난 아시아 금융위기 때의 자본 구성보다 더 건전하다”고 강조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인도의 루피화 가치 급락이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작년 말 현재 인도의 외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0.6%에 불과하다”며 “대량의 외화표시 부채를 갖고 있다가 무너진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국가들보다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루피화 가치 절하는 아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나 이 또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크루그먼은 내다봤다

▶신흥국, 위기 방어 안간힘=신흥국 정부는 숨고를 틈 없이 속락하고 있는 증시와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환위기에 직면한 인도는 파국적인 경상적자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루피화 국외 채권 발행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UBS는 “달러에 대한 루피화 가치가 10.5% 더 떨어질 것”이라며 “장중 64루피를 돌파한 환율이 7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는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가 최근 사상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20일 기준금리를 기존 7.25%에서 7.75% 수준으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의 예측을 뒤집고 2개월 연속 인상한 것이다.

브라질도 금리 인상 압박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FT는 알레샨드리 톰비니 브라질 중앙은행장이 19일 밤 ‘시장이 (브라질의) 금리 인상을 과다하게 기대한다’고 경고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내놨음을 상기시켰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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