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로 지난 2년 간 수천 명의 금융인이 일자리를 잃은 유럽 금융시장에서 금융인 채용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유럽에서 본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실업률이 지난 2년 대비 최저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코앨리션 자료에 따르면 10대 투자은행의 창구직원 수는 1~2분기 사이 0.8% 떨어져 5만4165명에 달했다. 최근 2년 동안 직원들 수가 매년 8%씩 감소해온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은행들은 기업 인수ㆍ합병(M&A), 주식거래 등 수익창출 분야 인재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문 채용담당자들은 지난 2010년 이후 최고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금융계에서 채용해 온 신입직원들은 정보통신(IT), 회계 등 주로 지원부서에 국한돼 왔다.
회계ㆍ경영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존 테리 파트너는 “은행들 상당수가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직원들을 뽑기 시작했다”며 “수천 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신규 채용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급 헤드헌터업체 오브렉 렁 창업자 조셉 렁은 “그동안 사람을 뽑고 싶지만 참아야 했던 은행들이 최근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채용에 나서는 게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유능한 직원을 뽑기 위해 여름철 고용 동결이라는 기존 관행도 깨고 있다.
일본계 노무라은행은 지난해 직원들 수를 줄였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 투자은행 사업 담당자를 충원했고 현재 유럽 담당 임원급 인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그룹도 현재 유럽투자ㆍ상품시장ㆍ파생상품 분야 등의 임원급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역시 유럽 지역 경기회복 신호에 편승해 M&A, 채권채무, 증권 거래 등의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