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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의 봄’ 요원한 시리아, 내전 장기화로 난민 수백만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과 중동 전역으로 확산된 ‘아랍의 봄’ 바람은 시리아에도 예외 없이 불어왔다. 그러나 시리아에선 다른 중동국가들과 달리 정권교체도 없었고 정부군과 반군 간의 내전을 통해 수많은 사상자와 수백만명의 난민만 남겼다. 내전은 2년을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고, 시리아의 봄은 요원하다.

2011년 3월, 시리아 남부지역에서 재스민 혁명과 관련한 구호를 붙여놓았단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체포되고 고문을 받은 사건이 벌어졌다. 국민들의 저항을 촉발시켰지만 당초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하며 과잉대응으로 맞서자 무장투쟁의 성격으로 변하게 됐다.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확산되자 40여년 독재로 정당성이 결여된 정부의 교체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흘러나왔다.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1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29년 동안 장기집권을 했고 2000년 대통령직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이들 부자는 대통령직 세습으로 42년 독재정치를 이어갔다.

반정부군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시아파인 이란, 이라크는 시아파 정권 수호에 사활을 걸고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가담했다. 특히 이란의 큰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최근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고,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선 이에 반발한 수니파의 폭탄테러가 이어져 종파 간 분쟁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이번 내전으로 시리아 국민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이번 내전에서는 화학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데, 지난달 3월 30여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모두 사용 여부에 대해 부인하며 상대방의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유엔본부 화학무기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팀을 파견했고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 의심지역 세 곳에 대한 조사를 수락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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