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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전 · 살육…거꾸로 가는 ‘아랍의 봄’
2010년 재스민혁명 그후…중동 · 아프리카 또다시 혼돈속으로
독재자 몰아낸 이집트·튀니지 등
이슬람계 집권후 잇단 실정·독재 회귀
여론 거센 저항…대규모 시위 확산
피와 눈물의 땅 아랍, 봄은 언제…



지난 2010년 말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아랍의 봄’이 2년여가 지나도록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아랍권 정치 지도자들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폐해가 혁명 후에도 해결되지 않자 혁명 후 집권한 새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퇴진 요구가 잇따르면서 이집트와 리비아, 튀니지, 시리아 등 아랍권 전역으로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아랍권에서 재점화된 제2의 ‘민주화 투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수천명에 달하면서 아랍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30년간 장기집권한 ‘현대판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뒤 새로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집권 1년여 만인 지난달 3일 군부에 의해 전격 축출당한 이후 내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과도정부를 장악한 군부와 전 대통령 지지세력의 충돌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000여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1년 초부터 독재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시리아의 반정부 시위는 이슬람 종파 갈등으로까지 번지며 내전으로 비화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10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역시 2011년 초 시작된 ‘42년 최장수 집권자’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한 반정부 시위도 카다피 축출 후 안정되는 듯 하다가 세력 간의 정권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예멘은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타깃으로 떠올랐다. 서방 국가들은 예멘의 대사관저를 폐쇄하는 등 알카에다 테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랍의 정치적인 혼란이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독재자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정치적 후진성과 복잡한 종교 및 부족 갈등, 경제적 낙후성, 주변 중동국가의 개입 등이 꼽힌다.

이집트 내 소수 종교인 콥트교(기독교 분파) 사원은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공격을 받고 있다. 정정불안이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종교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아랍권의 절정기인 8~13세기는 타 문화를 존중하는 다문화시대였다”며 순수 이슬람을 고집하는 지금의 아랍권을 비판했다.

경제문제도 아랍 위기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다. 요슈카 피셔 독일 전 외무장관은 최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문에서 아랍 국가들에 퍼져 있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아랍의 봄’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셔 장관은 또 서구 문화에 익숙한 도시의 젊은 세대들이 서구 언론을 통해 자국 정치세력에 깊은 실망을 느끼고 민주화 운동에 나서고 있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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