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먼 ‘아랍의 봄’…화약고로 변한 국가별 현황
튀니지 |
튀니지에서는 2년 전 혁명으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같은 해 11월 총선으로 온건 이슬람당인 엔나흐다당이 정권을 잡았지만 민심이반은 가속화하고 있다.
국제공화주의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튀니지의 국가 진로에 불만을 표시한 응답자가 77%로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과 7월 야당 지도자가 암살된 배후에 집권 여당인 엔나흐다당이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지난 6일 수도 튀니스에서는 4만여명의 군중이 모여 엔나흐다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의 퇴진과 거국내각 구성, 의회 해산을 요구했다.
이 같은 정부에 대한 불신은 재스민 혁명 이후 나아지지 않는 생활고에서 비롯됐다. 대(對)유럽 수출이 75%에 달하는 튀니지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관광산업과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관광산업이 창출하는 일자리도 급감했다. 실업률은 18%, 물가상승률은 25%에 이른다. 청년실업은 30%에 육박해 2012년 12월 이후 분신한 노동자의 수가 160명에 달했다. 튀니지인의 25%는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사는 빈곤 상태로 알려졌다.
여기에 집권 이슬람 세력이 정치 체제에 이슬람 색채를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슬람주의자들이 이끄는 과도정부와 세속주의자들의 충돌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도 정국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