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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는 외교 교본을 잃어버렸다”…美 중동정책 ‘수렁’
악화일로의 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하고 있다. 미국에서 보수성향의 싱크탱크로 평가되는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캐러파노 부회장은 “지금 오바마는 외교의 교본(playbook)을 잃어버렸다”며 “특히 중동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난맥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케이스”라고 비판했다. 중동지역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집트 군부와의 관계유지를 의식하다 보니 원조중단과 같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다 보니 사태해결과 관련해 아무런 정치적 레버리지(지렛대)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비판론이 크다.

시리아 문제를 놓고는 초기에는 아사드 정권을 상대로 관여정책을 펴다 뒤늦게 정권 축출에 나서는 어색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화학무기 사용을 ‘레드라인’으로 삼는다는 미국의 엄포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란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가 2009년 이란 정권과의 핵협상을 명분으로 당시 ‘녹색혁명’으로 분출된 민중봉기를 외면한 것이 비판의 대상이다. 이란 정권이 대화를 피하고 핵개발을 노골화하자 협상도 혁명도 모두 깨지고 말았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알카에다 세력은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달 초 국무부가 중동지역 공관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은 이를 인정한 셈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 세력의 재발호 가능성이 여전하고 이라크 상황은 2007년으로 되돌아간 듯하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재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도 자칫 제2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반이스라엘 투쟁)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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