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혁명기, 아랍 국가들의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혁명을 치른 국가의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는 이유를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불안정성이다. 과도체제의 무법지대에서 실업자들은 총을 멘 채 거리를 활보한다. 현지 사업가들은 “전직 군인들이 새로 문을 연 비즈니스 호텔의 조식 식당을 장악하고 있는데 누가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둘째는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년간 불황으로 좌절했던 노동자들은 혁명을 계기로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구체제와 연계된 임원진 교체를 주장한다. 기업주들은 “일단 파업이 일어나면 단일화된 지도부가 없다”며 “60개의 다른 유니폼을 입은 노동자집단이 와서 각기 다른 요구사항을 늘어놓는다”고 푸념했다.
셋째는 열악한 정부 조직이다. 정부 조직 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았거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에 기업 활동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일례로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1년간 재무장관이 4명이나 교체됐다. 리비아는 대부분의 정부기관이 반정부 시위로 파괴돼 복구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 현지 주재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2012년은 리비아에 제로의 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이유는 과거 독재자와 결탁했던 주요 기업들의 사업이 하강한다는 것이다. 튀니지는 과거 독재체제와 연관 있는 300개 이상의 기업 재산을 몰수했다. 여기에는 튀니지 통신회사 ‘오렌지튀니지’의 지분 51%도 포함됐다. 또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권 시절 체결됐던 일부 원유 관련 계약이 철회됐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