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이집트 유혈사태에 따른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집트 정부가 17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 및 이들 지지세력과의 화해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또 시위대의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무슬림형제단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군경은 전날 시위를 벌이다 진압을 피해 모스크에 피신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를 이날 해산하고 이 중 일부인 385명을 체포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 700여명은 전날 람세스 광장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하다 군경의 진압을 피해 모스크로 들어간 뒤 정문 입구를 책상과 의자 등 각종 집기류로 막은 채 군경과 대치했다.
군경은 모스크를 둘러싼 민간인들이 밖으로 나오는 무르시 지지자들을 공격할 것을 우려해 경고탄을 발사하면서 시위대를 끌어냈다.
시위대가 ‘분노의 날’로 명명한 전날에는 이집트 전역에서 군부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집트 보건부는 군경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하루 새 173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나흘간 계속된 유혈 사태에 따른 공식 사망자 수는 800명을 넘겼다.
이날 사망자 중에는 의장인 모하메드 바디에의 아들도 포함됐다고 무슬림형제단 측은 밝혔다.
AFP 통신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이후 이집트에서 최소 1042명이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정부는 유혈 진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무슬림형제단과 지지세력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무스타파 헤가지 대통령 정책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이집트 지도부는 무슬림형제단과 정치적 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리즘 및 반역과의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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