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느라 공직자들이 종교적 의미가 있는 차림새를 하는 것을 금기시했던 터키가 여성 공직자의 이슬람 전통 두건(히잡) 착용을 허용키로 했다.

14일(현지시간)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에 따르면 터키의 4개 정당으로 구성된 헌법개정위원회가 히잡 착용과 관련해 헌법에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국가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거나 차별하는 모든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이 조항이 국민투표에서 원안대로 통과되면 여성 공직자도 히잡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인구의 99%가 이슬람 교도지만 ‘건국의 아버지’인 케말 무스타파 아타튀르크가 1923년 터키 공화국을 건국할 때부터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이후 정교분리는 터키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잡아 1989년 대학에서 히잡 착용도 금지됐다. 1999년 이슬람계 정치 세력인 미덕당(FP) 소속으로 당선된 메르베 카바크츠 의원이 히잡을 쓰고 선서를 하려다 저지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미덕당은 2001년 6월 헌법재판소가 메르베 카바크츠 의원의 일에 대해 세속주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결해 강제 해산되기도 했다.

정의개발당(AKP)이 2002년 집권 이후 대학 내 히잡 착용 금지 규정을 폐지를 여러 차례 시도해 2011년 2월부터 대학생의 히잡 착용이 자유화됐다. 그러나 교수와 교직원, 공무원 등은 여전히 히잡을 착용할 수 없고, 일부 대학도 학생들의 히잡 착용을 교칙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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