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들의 직업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경원시 됐지만,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자신의 몸을 던져 사람들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는 ‘믿음직스런 남성상’이 여성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특히 자위관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자위대가 주최하는 혼활 파티가 호황인 것이 그 방증이다. 혼활(婚活)이란 결혼을 목표로 이성을 만나는 활동을 뜻하는 일본의 신조어다.
해상 자위대 기지가 위치한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 시에서 매년 3회 열리는 기지 주최 혼활 파티에 여성들의 참가 신청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요코스카 시 해상자위대 페스티벌에서 연인들이 함정(艦艇)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
지난 7월 51회째 열린 이 행사에서 여성 정원 80명을 뽑는 자리에 1100명이 몰려 결국 정원 규모를 130명으로 확대했다. 이 행사를 통해 50개 커플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자위관을 만나기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성행 중이다. 남성 자위관과 결혼을 원하는 여성들이 모이는 교류 사이트인 ‘자위대 프리미엄 클럽’은 현재 회원수가 2200명으로, 이중 3분의 2가 여성이다. 이 클럽의 관계자는 “매달 100명 정도가 회원가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위관의 신분은 특별직 국가공무원으로, 규모는 24만명에 달한다.
이밖에 소방관과 경찰관도 결혼 상대로 주목받고 있다. 요코하마 시에 사는 20대 소방관은 “최근 맞선 자리에서 소방관이라고 하면 여성들이 관심을 보인다”며 “혼활에서도 대화를 시작하기 쉽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소방관의 인기가 치솟자 소방관이 등장하는 달력도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오키나와 소방관들의 제복 차림과 단련된 상반신을 노출시킨 사진이 담긴 달력 매출이 2011년 1000개에서 2013년 7000개로 급증했다. 이 달력은 오키나와 현 구급 헬기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NPO)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의 일환으로 3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과 결혼하는 데는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직 자위관 남성은 “간부급 자위관이라면 몇 해 걸러 한번 씩 전근이 있을 수 있고, 훈련과 연습으로 집을 비울 경우가 많다”며 “재해가 발생하면 가족보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위험지역에 파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