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스마트폰 제조사 블랙베리가 급변하는 시장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회사 매각’을 포함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블랙베리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의 전면 매각뿐만 아니라 조인트 벤처, 전략적 파트너십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블랙베리가 중요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르스텐 하인스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줄곧 회사 매각을 비롯한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왔다고 말했다.
회사 매각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어떤 회사가 인수기업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과거 노키아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랙베리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중국 기업들도 가능성이 있지만 국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어 캐나다 정부의 반대가 예상된다.
블랙베리의 최대 주주인 프램 왓사 페어팩스파이낸셜 CEO는 “(매각)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로 이사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블랙베리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절반이 넘었고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이었으나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삼성의 경쟁력있는 제품들이 연이어 쏟아지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직원을 대량 감원시키고 지난달에는 회사의 이미지ㆍ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명까지 리서치인모션(RIM)에서 블랙베리로 바꾸기도 했다. 또 올 초 자사의 OS 블랙베리 10을 탑재한 블랙베리 Z10 등 3개 제품을 출시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실적은 지지부진하고 Z10은 가격을 내려 판매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에 따르면 블랙베리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매각 검토 소식이 전해진 후 나스닥 시장에서 블랙베리의 주가는 10.45%(1.02달러) 오른 10.78달러를 기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