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02년 칭화(淸華)대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이 대필됐을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 입수된 시 주석의 161쪽짜리 박사 논문 복사본을 분석한 결과 허점 투성이며 기초 연구가 결여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시 주석이 ‘중국농촌시장화연구’라는 제목으로 쓴 법학박사 학위 논문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복사본이 나돈 경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학자들은 시 주석의 논문을 학문적인 시각에서 보면 전문가 팀이 중국 관변의 조사 보고서와 외국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후 마르크스 이론에 입각한 용어로 정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BBC는 전했다.
시 주석은 해당 논문 서문에 3명의 학자와 연구원 한 명에게 “큰 도움을 준데 대해 감사한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논문은 중국어 서적 97권과 영문 서적 26권을 참고 서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여러 매체들은 시 주석의 논문 분석 결과 중국 학계에서 떠돌던 시 주석의 박사 논문 대필 의혹이 헛소문이 아님이 드러났다고 전했다.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 주석도 자신의 학력에 대한 논쟁에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해당 논문 대필 의혹은 여러 면에서 지적돼 왔다. 우선 시기적으로 시 주석이 직접 논문을 작성할 여유가 있었느냐는 점이다.
시 주석은 푸젠(福建)성 성장과 저장(浙江)성 성장대리를 맡고 있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 모교인 칭화대학의 대학원 과정인 인문사회학원에서 재직연구원으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업무가 과중하고 정치적 앞날이 좌우되는 중요한 시기에 박사 논문을 쓰기에는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법학 박사 논문을 쓸 학문적 능력이 갖춰져 있는지도 의문사항이다. 그는 고교 과정 이수없이 1975년 ‘공농병(工農兵ㆍ노동자ㆍ농민ㆍ군인) 특례제도’를 통해 칭화대학에 시헙없이 입학했다.
시 주석이 석사과정도 수료하지 않고 갑자기 박사과정에 들어간데다 논문 자체가 전공인 법학과 전혀 관계없는 농업 문제였다는 점도 지적 사항이다.
이밖에 시 주석이 박사 과정에 입학하고 논문을 작성할 당시 그의 대학 동창생 천시(陳希ㆍ59)가 모교의 당 위원회 고위 간부로서 시 주석에게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점도 대필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천시는 교육부 부부장을 거쳐 지난 6월 공산당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에 전격 발탁됐다. 시 주석은 천 부부장을 중용해 당시의 신세를 갚은 셈이라고 네티즌들은 말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지도자들이 경력을 빛내기 위한 치장용으로 박사 학위를 사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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