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규모 50% 급감…24조 감소
미국 경제가 요동치면서 달러화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지표로 출구전략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화 투자 규모도 지난 5월말에 비해 50% 가까이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반기 미국의 경제상황과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따라 달러화 투자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화 등 전세계 주요 7개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인덱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73.30을 기록하며 7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달 초 76.29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지난 5월 말 이후 투자자들의 달러화 투자도 49%, 217억 달러(약 24조13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WSJ은 전했다.
투자자들은 올 초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예상하고 달러화 사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고용지표와 미지근한 소매 판매 등 실망스런 경제지표가 달러화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약화시켰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급등락의 원인으로 불확실한 경제전망을 들고 있다. 사미르 셸덴카르 하모닉캐피털파트너스 투자 파트너는 “달러강세 논리가 통용될지 투자자들이 확신하지 못하는 시점에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올 초와 달리 고용률 성장세가 약화되며 달러에 대한 투자규모를 축소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7.4%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전달에 비해 하락한 16만2000명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9월 경제지표와 내달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하반기 양적완화 축소를 통해 달러 공급을 줄일 경우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반전되며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을 가속화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연준의 출구전략이 실현되면 미국과 신흥국과의 경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화 등 미국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신흥국에서 대거 이탈할 것으로 우려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