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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단어 ‘봉고’ 때문에 인종차별 논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영양일까, 드럼일까, 아니면 대통령일까.’

인종차별 문제로 구설에 오른 고프리 블룸 영국 독립당 의원의 말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전했다.

유럽의회 의원(요크셔ㆍ험버)이기도 한 블룸 의원은 지난달 지지자들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영국 정부의 해외원조 중단을 주장하며 “영국이 ‘봉고봉고 나라(bongo bongo land)’에 매달 10억 파운드나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자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논란이 커지자 6일 나이절 파라지 독립당 대표가 나서서 “외국인을 폄하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블룸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다음날 블룸 의원은 영국 방송 채널4 뉴스에 나와 “전 세계 곳곳의 부패한 폭군들을 가르키려고 한 말”이고 “혹시 아프리카 가봉의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해명한 뒤, 오후에는 성명서로 “(그 발언으로) 상처를 입었다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하며 일을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8일 오전 블룸 의원은 다시 입장을 바꿨다.


한 방송에 출연한 그는 “‘봉고’라는 단어의 첫 번째 사전적 의미는 숲에 주로 서식하는 흰색 ‘봉고 영양’”이며 “‘봉고 나라’는 봉고 영양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라고 변명해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가디언은 ‘봉고’라는 단어에는 ‘아프리카 산(産) 영양’과 ‘손으로 연주하는 작은 드럼’이라는 뜻이 있다고 전하며, 이번 파문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영국 독립당은 강력한 이민 억제 정책과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주장하며 극우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왔다.

그러나 독립당은 지난 5월 극우 성향의 마리오 보르헤지오 북부연합당 유럽의회 의원이 콩고 출신의 흑인 정치인 세실 키옝에가 이탈리아 통합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을 두고 “가정부나 ‘봉고 봉고 정부’에서 일하는 게 적합하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유럽의회 정당인 자유민주그룹(EFD)에서 제명하는 등 인종차별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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