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비즈니스석 등 고급 좌석을 늘리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저가 항공사가 급성장하는 등 최근 항공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중산층의 증발 현상을 보여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최근 루프트한자, 델타, 아랍에미리트,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항공 등이 잇달아 좌석 고급화에 매진하고 있다며 루프트한자의 뉴욕~프랑크푸르트 왕복 비즈니스 좌석은 5000달러, 에미리트항공의 뉴욕~두바이 왕복 일등급 좌석은 1만9000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저가 항공업계도 탑승 좌석 외에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개척, 수익을 창출하며 날로 번창하고 있다. 대표적 저가 항공사인 스피릿 항공은 좌석이 젖혀지지 않아 불편하고, 물 한 병에 3달러, 탑승권 인쇄에 10달러 등을 따로 받지만 예약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5~20%의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치를 세울 정도다.
신문은 글로벌 항공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미국 경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UC 버클리대 경제학 연구진의 보고서를 인용, 항공업계의 양극화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인구 중 2009~2011년 사이 상위 1% 부자는 11.2% 늘어난 반면,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99%의 수는 0.4% 감소, 수치상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실제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2008년 이후 가계소득이 계속 줄고 있고 직장인들의 급여 수준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기업 수익은 2차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며, 이런 경제 구조하에서는 부유층과 기업을 겨냥한 시장이 커지고 동시에 저가 수요를 겨냥한 할인매장이 뜬다고 설명했다.
WP는 일등석 없이 모든 승객들에게 보다 넓은 좌석을 제공하던 젯블루 항공마저 이번주 비즈니스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일부 특정계층 위주로 재편되는 미국 경제의 미래를 암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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