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 지수’가 금융위기 발생 전 수준으로 떨어지며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조만간 출구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인 VIX 지수가 11.84를 기록해 지난 6월 말 대비 40% 하락했다. 이는 또 6년만에 최저치에 도달한 지난 3월의 11.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VIX 지수는 CBOE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 간의 변동성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는 투자기대 지수이다. VIX 지수가 높을수록 앞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여서 월가의 공포 지수라고 불린다.
통상 20∼30 사이의 지수가 평균 수준으로 인식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최근 VIX 지수의 하락세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 투자자본 유입 증가,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 등 복합적 요인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들이 연이어 예상 밖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6일까지 2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 S&P500 지수 418개 기업 중 67.5%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6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342억달러(약 38조1808억원)를 기록해 전달보다 22% 줄었으며, 시장 예상치인 430억달러(약 48조52억원) 적자보다 크게 밑돌았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 돈이 몰려 S&P500 지수는 지난 1일 1706.87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700선을 돌파했다. 올해 S&P500 지수는 지난해보다 약 20%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더라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긍정적 심리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VIX 지수 하락세를 두고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안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VIX 지수가 금방 치고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