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급속히 늘면서 글로벌 시장도 ‘솔로 이코노미’에 주목하고 있다. 변화를 읽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지구촌 1인 가구 급증= 혼자 사는 ‘나홀로족’은 이미 세계적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 세계의 1인 가구 수는 2억7700만 명으로 집계돼 1억5300만 명을 기록한 지난 1996년에 비해 8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엔 전 세계 나홀로족이 3억3100만 명으로 늘어나 전체 가구의 15.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1인 가구 증가 현상은 선진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011년 서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각각 전체 가구의 31%와 27.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유럽 경제대국에서 나홀로 가구의 비율이 높았다. 덴마크의 경우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47%로, 전 세계에서 나홀로족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에서는 전체 가구 중 40%가 홀로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여성 고용률과 이혼율의 증가, 기대수명 연장 및 도시화 현상”을 꼽았다.
나홀로족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1인 가구가 증가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교수는 “혼자 사는 것이 한때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누구나 꿈꾸는 생활방식이 됐다”며 “독신 생활이 ‘사회적 실패’를 상징하던 시대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시장 중심축 솔로 이코노미로 이동= 전 세계 시장도 1인 가구 중심의 솔로 이코노미에 맞춰 마케팅과 제품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는 지난해 클라이넨버그 교수가 처음 주창한 개념으로,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시장을 형성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 집중 출시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자동차 기업 혼다는 결혼 전 해야하는 일을 포함한 ‘도약 목록(leap list)’ 캠페인을 벌였으며, 결혼 반지로 유명한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비어스는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오른손 반지’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인구 구조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홀로족 대상의 시장 전략조차 세우지 못했거나, 주변과 단절된 독신 인구로 단순히 치부해버리는 기업들은 향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소비심리학 전문가인 키트 야로 골든게이트대 교수는 “가족만을 소비주체로 상정한 많은 기업들이 나홀로족의 생활방식에 맞춘 제품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1인 가구의 사회적 특성을 배려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FT는 복수의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1인 가구 시대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나홀로족의 성향과 특성을 분석해 유형별로 나누는 작업을 필두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파워블로거’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계획한 패션기업의 경우 패션 전문 블로거보다 일상생활을 소재로 다루는 블로거들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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