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보다 저축률 3배 증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 채권, 펀드 등의 몰락을 경험한 미국 내 자산가들이 현금자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현금 보유량을 계속 늘리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성이 높은 투자보다는 저축을 통한 자산의 안전성 강화에 더 힘을 쏟는 것이다.
미국의 CN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여러 조사자료를 인용, 2009년 이후 현금부족 사태를 경험한 부자들이 단일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현금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해리슨그룹과 출판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퍼블리싱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내 상위 1% 부자들의 자산 대비 저축 비율은 37%로 전년 동기 대비 34%를 웃돌았다. 이는 또 지난 2007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배나 많은 수치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진행한 조사에서도 백만장자들 중 56%가 ‘상당한’ 양의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향후 몇 개월간 보유한 현금을 투자에 쓸 계획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6%에 불과했고, 40%가 2년이 지나야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스펙트럼 그룹이 75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뭔가 다르게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이라고 질문한 결과 ‘더 저축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응답이 많았던 것은 ‘스스로 금융시장에 대해 연구하겠다’였으며 ‘부채를 줄이겠다’가 그 뒤를 이었다.
CNBC는 경기에 민감한 고베타(High-Beta) 시대가 갑작스레 도래하며 부자들도 금융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데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해졌다고 전했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이들 자산가들이 현금 축적을 실행으로 옮겨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