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알카에다의 서방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멘을 비롯한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서방 세계 각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속속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CNN은 알카에다가 실제 공격 준비를 거의 마무리한 것 같다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CNN의 3일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 당국자는 예멘에 거점을 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최근 몇주간 내부 연락이 계속 진행됐고 특히 최근 며칠간은 그 빈도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들은 알 카에다의 공격 준비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멘 정부도 이에 대해 경고함에 따라 미국이 재외공관 운영 중단과 여행경보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테러 대상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미국 정부는 예멘 주재 대사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예멘의 한 국가안보 당국자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가 수도 사나를 비롯한 예멘의 주요 도시에 대한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수도 사나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 대해 오는 4일과 5일 문을 닫도록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캐나다는 방글라데시 다카의 재외공관을 4일 운영 중단시켰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안보 보좌진이 3일 오후테러 위협과 관련해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2일 예멘을 비롯해 이집트, 이라크,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등 17개국 21개 대사관과 영사관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금부터 8월 말 사이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등서 테러가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국외여행 경계령을 내렸다.
이번 비상사태는 미 당국이 알카에다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다 테러공격 논의 내용을 포착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도 경고등을 켰다. 이라크, 파키스탄 등 9개국에서 잇따라 벌어진 탈옥사건으로 지난달에만 테러리스트와 기타 범죄자 수백명이 풀려났다면서 3일 국제적 안보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인터폴은 특히 이번 달에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일어난 미국 대사관 폭파사건이 15주년을 맞는데다 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 테러 공격 날짜도 포함돼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테러 대상국의 범위를 놓고 정보기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테러 위협이 예멘에 한정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데 비해 다른 한편에서는 몇몇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준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놔 불안과 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예멘의 한 당국자는 최근 미국의 무인기 공격이 알 카에다의 보복 테러 계획을 초래했다면서 “이번 테러 위협은 최근 나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3일 공개한 육성 메시지에서 기독교·친미·세속주의 세력이 이집트의 이슬람 정권을 축출했다고 비판하면서 반(反)서방 정서를 자극했다.
이집트 출신으로 알려진 자와히리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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