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86억弗 순손실…주가도 반토막
자본지출 20% 삭감결정…비상경영 돌입
미국의 출구전략 여파로 국제 금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 세계 최대 금 생산업체인 배릭골드가 일부 금광을 폐광하거나 매각하는 등 필사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금값 폭락으로 실적이 죽을 쑤자,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몸집을 줄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배릭골드의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금값이 자리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금값은 지난 2011년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올 6월엔 온스당 1211.4달러(종가기준)까지 내려와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뒤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1304.10달러선까지 반등했다. 금값 폭락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배릭골드는 올 2분기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배릭골드는 2분기 86억달러(약 9조68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동기 7억8700만달러(약 8860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여기에 배릭골드가 해외에서 추진 중인 광산 프로젝트에 부과된 벌금(세후)은 87억달러(약 9조7945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5월 칠레 정부는 배릭골드가 2009년부터 85억달러를 들여 개발해오던 파스쿠아 라마 광산으로 주변 환경이 파괴되고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51억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금값 하락과 천문학적 벌금 부과 등에 시달려온 배릭골드의 주가는 올들어 반토막이 났다. 지난 1월 42.08달러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1일 종가기준 17.46달러까지 떨어졌다.
또 지난 4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배릭골드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시켰다. 이에 배릭골드는 금광 매각 등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에 본격 돌입했다. 우선 자본지출 규모를 작년 대비 20% 줄이기로 결정하고, 효율성이 낮은 광산들을 폐광시키기거나 아예 팔아버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어나가는 돈줄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배릭골드 측은 생산ㆍ유지 비용이 높은 금광들을 처분키로 했다. 금값이 온스당 1300달러선인 것을 감안, 생산비용이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가는 광산 위주로 우선 폐광ㆍ매각 조치된다. 매각 대상에 포함된 광산에선 올해 총 금 생산량의 25% 가량이 채굴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금광 자산의 4분의 1을 잘라내는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수익을 보전해보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