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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언제조기’ 日아소 “나치 헌법 발언 철회”…조기진화 안간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나치식 개헌’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1일 자신의 발언을 전격 철회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나의 진의와는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켜 유감이며 나치 정권을 예로 든 것을 철회한다”는 내용을 기자들 앞에서 직접 발표했다.

앞서 아소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행사에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바뀌었다”며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현대적 헌법의 효시로 불리는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의 수괴인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총리가 된 뒤 정부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만든 ‘수권법(授權法)’에 의해 무력화됐다.


아소 부총리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면서 “개헌이 충분한 국민적 이해와 논의 없이 진행된 나쁜 예로 나치 정권 하의 바이마르 헌법을 둘러싼 경위를 예로 들었다”고 해명했다.

아소 부총리의 이같은 발빠른 수습 행보는 전세계로 확산하는 ‘나치 찬양’ 논란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 직후 한국과 중국 등 이웃나라는 즉각 비판했고, 일본 내에서 조차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비판이 고조됐다.

제1 야당 민주당의 오하타 아키히로 간사장은 1일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나치의 행동을 칭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국익을 해치는 발언”이라면서 “개인적인 발언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며 아베 정권이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야당 사민당은 지난달 31일 발언 철회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사이먼 위젠탈 센터’(본부 로스앤젤레스)는 “발언 진의를 명확히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사이먼 위젠탈 센터는 지난 1995년 ‘홀로코스트는 날조된 이야기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당시 일본 월간지 ‘마르코폴로’에 강력 항의한 끝에 잡지사 사장이 사임하고 잡지는 폐간됐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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