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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넘쳐나는 쌀’ 대방출…가격 폭락 조짐
수매정책 탓 과잉공급 가중
아시아에 넘쳐나는 쌀 때문에 가격이 폭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햅쌀 수확기가 다가오는 데다,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이 대량의 비축미를 방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아시아의 쌀 공급 과잉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정부의 쌀 수매정책이 공급과잉을 조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은 “인도 뉴델리에서 주변국에 이르기까지 쌀 공급 과잉으로 저장고가 부족해 비닐하우스나 공항 창고까지 쌀을 보관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쌀 재고량은 9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1억900만t으로 전년대비 2% 늘었다.

여기에 지난 2011년까지 30여년 간 쌀 수출 1위국이었던 태국 정부가 비축미 1700만t 중 일부를 조만간 방출할 계획이어서 쌀값 하락 압력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시아권의 주요 쌀 거래국인 베트남의 도정 쌀 가격은 2011년 말 t당 560달러에서 약 390달러로 떨어졌으려, 태국은 t당 475달러로 올들어 16% 하락했다.

아시아의 쌀 과잉 공급 사태는 좋은 날씨와 정부의 농가 지원정책이 한몫했다.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정부가 시장 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쌀을 사들이면서 과잉 쌀 생산을 부추긴 것이다.

또 쌀이 금이나 원유, 밀과 같은 상품과 달리 국제적인 가격 기준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WSJ은 지적했다.

한편, 쌀이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와 빈곤층에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태국은 쌀 수매 정책을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2011년 이후 10% 정도 오른 값에 쌀을 사고 있다. 정부의 쌀 매입으로 시장에선 쌀의 인위적 부족 사태까지 일어나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쌀을 수입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또 일부에서는 “쌀의 보관수명은 통상 3년인데, 이를 늘리기 위해 쌀 벌레 제거용으로 쓰이는 메틸브로마이드를 대량 사용해 쌀이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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