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면 유명 대기업이나 관공서에서 비슷비슷한 실무체험을 하는 대부분의 대학생들과는 달리 묘지에서 남다른 스펙을 쌓는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0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여름 인턴십을 유명 공동묘지에서 하고 있는 명문대생들의 얘기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의 명문 가운데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대학 학생 4명이 최근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유명 ‘우드론 공동묘지’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묘지에서 하는 일은 묘지 지붕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폭풍우 등에 의해 훼손된 비석, 동상 등을 복원하는 일을 돕는 것이다.
[사진=뉴욕 타임즈] |
학생들의 묘지 인턴십은 묘지 관리소측과 학생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묘지 관리소 입장에선 갈수록 훼손되는 묘지를 조속히 단장·수리할 필요가 있고, 학생들은 역사 관련 전공자들이어서 묘지 청소가 단순한 청소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대학 학생들이 인턴을 하게 된 우드론 공동묘지는 언론계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퓰리처상을 제정한 조지프 퓰리처 등 유명인사의 묘지들이 즐비한 곳이다. 그만큼 학생들로선 단순 노동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번에 인턴십에 참여한 한 학생은 1910년대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한 유명한 여권운동가 앨버 벨먼트 부부의 묘지 청소를 배정받았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학생은 묘지 인턴십을 하기 전에는 묘지를 무서운 곳이라 생각해 한번도 와보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니 마음을 평화롭게 안정시켜준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펜실베이니아대학 학생들의 묘지 인턴십에 앞서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학교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묘지 인터십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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