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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유럽, 국경 넘나들며 축제 즐기고…일본, 화려한 불꽃놀이에 설레고
낮보다 아름다운 지구촌의 밤
중국이 마작과 맥주로 더운 여름을 난다면, 유럽과 일본은 다양한 축제와 불꽃놀이로 낮보다 더 아름다운 밤을 보낸다.

유럽연합(EU)이라는 경제공동체와 대평원이라는 지형적 장점을 살려 옆 동네 가듯 쉽게 국경을 넘는 유럽인들은 여름 휴가 기간 역내 나라를 여행하며 세계적 수준의 축제를 즐긴다. 한국과 달리 일찍 문을 닫는 펍과 클럽에서 못다 한 유희의 욕망이 짧은 기간으로 집약된 페스티벌에서 분출되는 것이다.

유럽의 ‘페스티벌족(族)’이 가장 주목하는 축제는 1967년부터 이어져온 스위스 몽트레 재즈 페스티벌. 전 세계 재즈 마니아들이 집결하는 몽트레 재즈 페스티벌은 바다와 같은 호수 레만호(湖)에서 펼쳐진다.

재즈뿐만 아니라 블루스, 록, 팝, 펑크, 레게, R&B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연극, 스탠드업 코미디, 거리 공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 티켓 가격은 38스위스프랑(약 4만5000원)부터 시작하지만, 무료 공연도 200회 이상 열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에게는 한여름 밤 추억 만들기에 제격이다.

이웃나라 프랑스에선 아비뇽 페스티벌이 기다린다. 올해로 67주년을 맞은 아비뇽 페스티벌은 3주간 진행되는 연극인들의 잔치다. 매년 1000개가 넘는 연극뿐만 아니라 발레, 현대무용, 서커스 등 다양한 형태의 수준 높은 예술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도버해협을 건너면 스코틀랜드의 ‘대안문화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를 만날수 있다. 아마추어, 프로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연을 할 수 있어 세계인들의 상상력과 자유로움이 꽃피는 열린 축제의 장이다.

이 밖에 북유럽에서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매년 8월 초 최대 규모의 야외음악축제인 외위아페스티벌이 열리고, 동유럽에서는 수영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젊은이들의 축제인 ‘크로아티아 가든 페스티벌’이 매년 7월 2주간 열린다. 

일본의 불꽃놀이(하나비).

한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하나비ㆍ花火)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전국 인기 하나비 1위에 오른 도쿄의 스미다강 불꽃축제는 2만2500발의 폭죽이 터져 95만명의 인파를 설레게 한다. 일본인에게는 매해 여름, 전통의상 ‘유카타’를 입고 연인ㆍ가족과 함께 불꽃놀이를 즐기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비 외에도 수백개에 달하는 지역 마쓰리(일본어로 축제)가 여름에 집중돼 있어 열도 전역을 들썩이게 한다. 초등학교나 지역 커뮤니티들은 자존심을 걸고 자발적으로 시간을 투자해 거리 공연을 준비한다.

길거리 공연에서는 에도 시대를 표현하는 대형 가마를 끄는 아저씨들과 스모선수들이 입는 ‘훈도시’를 비유해 흰 반바지를 입은 채 용머리 등(燈)을 든 동네 청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마쓰리 기간 유카타를 입은 주민들은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고 닭꼬치를 먹는 등 선선한 여름밤을 만끽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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