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캐나다 국민 8명 중 1명은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인 캐나다에서도 빈곤 때문에 굶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
캐나다 중독정신건강센터와 토론토 대학 등이 지난 2011년 ‘캐나다 가구 끼니 불안’ 실태를 조사한 결과 끼니 걱정을 하는 저소득층 국민이 16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29일(현지시간) CBC방송이 전했다.
이들은 돈이 없어 정상적인 식품 섭취를 규칙적으로 할 수 없는 ‘끼니 불안’ 계층으로, 지난 2008년에 비해 45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캐나다 연방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총 6만명을 대상으로 ‘먹을 것이 떨어질 것을 걱정한 적이 있는가’ ‘하루종일 굶은 적이 있는가’ 등 18개 문항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조사 대상에서 노숙자는 제외됐다.
조사 결과 18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끼니를 걱정할 확률이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런 끼니 불안 가정에 속한 아동은 110만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캐나다 전체 아동 인구 6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연령이 어릴수록 끼니 불안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끼니 불안 가구의 지역별 격차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북부 누바누트주(州)의 경우 끼니 불안 가구에서 거주하는 아동은 전체의 57%에 달해, 전국 지자체 중 끼니 불안 아동 비율이 제일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 프린스에드워드섬이나 뉴브런즈윅주에서도 끼니 불안 아동의 비율이 각각 27%, 25%를 기록해 누바누트주의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밸러리 타라수크 연구팀장은 “끼니 불안은 결국 가구 수입과 구매력에 달린 문제”라며 끼니 불안 문제가 주로 저소득층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또 “끼니 불안 가구가 북부와 대서양 연안 지역에 몰려있다”고 말해 자치주 간 경제 불균형 문제를 꼬집은 뒤 “근본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의 뉴펀들랜드앤래브라도주는 적극적인 빈곤 해소 정책을 추진해, 2007년 15.7%에 이르던 끼니 불안 가구 비율을 현재 10.6% 수준까지 낮췄다. 지금껏 캐나다에서 끼니 불안 문제를 점차 해결하는 데 성공한 주정부는 뉴펀들랜드가 유일하다.
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