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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에 팔린 미국의 자존심
90년전통 고급백화점 삭스
채무포함 29억弗 HBC에 매각



미국의 대표적 고급 유통기업인 ‘삭스’가 캐나다 유통업체 ‘허드슨스베이컴퍼니’(HBC)에 전격 인수된다. 최근 몇 달간 소문으로 돌던 삭스의 매각설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삭스 경영진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HBC에 현금 24억달러(약 2조6700억원)에 회사를 매각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삭스가 안고 있던 채무 5억달러(약 5563억원)도 HBC가 대신 상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HBC는 북미 지역의 최대 유통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삭스가 미국 전역에 보유한 체인점 110여곳을 합하면 HBC의 점포 수는 총 320여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삭스의 최고급 백화점인 삭스피프스애비뉴가 HBC의 손에 넘어옴에 따라 점포 확장과 함께 이미지 제고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미국 시장에서 HBC는 지난 2006년에 인수한 백화점 로드앤테일러를 운영해왔으나, 브랜드 이미지에선 삭스피프스애비뉴에 뒤처져 있었다.

이와 관련, HBC 측은 성명서를 내고 “이번 인수로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며 만족의 뜻을 내비쳤다. HBC는 3년 뒤 총매출이 9730억 달러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삭스 측은 지난 90년동안 쌓아온 고급 백화점 이미지에 흠집을 입게 됐다. 특히 삭스피프스애비뉴 백화점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모여있어, 입점하는 업체는 명품 이미지를 덩달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업계에서는 삭스가 오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삭스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명품 소비가 위축되면서 극심한 매출난에 시달려왔다. 지난 2012년 회계연도에서 매출액은 31억6832만달러를 기록, 경제 침체 직전인 2007년에 비해 1억3000만달러 가량 급감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8% 급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빚이 늘면서 점포 수도 2007년보다 13곳을 줄였다.

한편 지난 5월 삭스가 골드만삭스를 통해 회사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나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이 삭스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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