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진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전기차 시장에 뜨거운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BMW가 내년 미국시장에 전기차 ‘i3’를 출시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면서 테슬라 닛산 제너럴모터스 등 다른 전기차 브랜드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고급 전기차 부문의 선두주자 테슬라와 BMW를 브랜드 역사, 상품 등 10가지 항목별로 비교해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우선 브랜드 역사 부문에서 포춘은 BMW의 손을 들어줬다. 세계 최대 고급차 브랜드라는 가치가 있는데다 성장을 거듭해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테슬라는 10년밖에 되지 않은 창립역사와 긴 매출 부진 기간에 발목을 잡혔다.
상품 부문에선 테슬라 ‘모델 S’의 우세를 예상했다. 중대형 세단 전기차인 모델 S는 지난해 출시 후 가격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큰 성공을 거뒀으며, 올해엔 가격을 7만2000달러로 책정해 2만1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BMW는 4인용 해치백 전기차인 i3를 4만3000달러에 4만대 가량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전기차 판매 경험이 없어 낙관할 수 없다는 평가다.
주행거리 부문에서는 무승부였다. 테슬라와 BMW가 각각 한 번 충전하면 300마일과 186마일까지 달릴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시각이라고 포춘은 전했다.
하지만 포춘은 배터리 부문을 볼 땐 테슬라가 앞선다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미국 전역에 충전소 200곳을 확대건설할 예정인데다 배터리 교환시간을 93초로 단축시키는 기술 혁신을 이룬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의 핵심인 기술 부문에서는 또다시 무승부가 연출됐다. 테슬라는 소형전지 7000대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신기술을 성공한 바 있으며, 핵심 부품도 자체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BMW도 대량생산차 중 최초로 차량 내부를 초경량 강화섬유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하는 데 성공해 우위를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BMW가 테슬라를 눌렀다. 소비자 직판에 의존하고 있는 테슬라에 비해 BMW는 자동차 딜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판매가 수월할 것이라고 포춘은 예상했다.
포춘은 차기 모델과 관련해 테슬라가 우위에 있다고 봤다. 단일 모델로는 성공할 수 없는 자동차 시장의 생리를 고려했을 때, 모델 S 외에도 ‘모델 X’, 2016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Gen 3’ 등 여러 전기차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인 테슬라가 낫다는 판단이다. 반면 BMW가 i3 이후 출시 예정인 ‘i8 쿠페’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가 아니라 휘발유ㆍ전기 혼용차인 하이브리드카여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소문 부문에서는 테슬라가 BMW보다 낫다고 포춘은 평가했다. 창립 후 급성장을 거듭한 테슬라는 모델 S의 호평에 힘입어 주가가 7배나 뛰는 성공을 거뒀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덩달아 세계적 명사가 됐다. 한편 BMW는 대체 연료 부문을 선도하고는 있지만, i3 등 i 시리즈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개발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불안요소가 지적됐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