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빠르게 녹고 있는 북극이 수십조달러의 비용을 유발해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일 와이트먼 에라스무스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녹아 드러나는 거대한 메탄가스층 때문에 세계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이 60조달러(약 6경7110조원)에 달한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해수가 따뜻해지면 북극 빙하가 녹아 동시베리아해의 북극 영구동토층 속에 매장돼 있는 메탄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주범이라는 것이다.
북극 메탄가스 배출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선진국보다는 가난한 국가들에 집중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와 관련, 피터 와드햄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북극 해빙의 피해는 이상기후, 건강 피해, 농업생산량 감소 등의 형태로 나타나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피해지역의 80%가 아프리카, 아시아와 중앙아메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국가들은 메탄가스 배출로 인해 홍수, 가뭄, 태풍 등의 기상이변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응할 자금과 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연구 결과로 북극의 해빙 속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북극의 빙하는 전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녹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9월 중순까지 350만 평방㎞가 녹았는데, 이는 1970년대 녹은 북극 빙하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빙하의 두께도 점점 얇아지고 있어, 과학자들은 2020년 내로 북극의 빙하가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관해 연구진은 “세계 경제가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북극의 경제적 효과에 주로 주목해온 학계에서 더욱 놀라운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지난 20년간 북극지역의 고온현상이 가져올 가스ㆍ유전 개발과 해운 환경 개선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며 북극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승연 기자ㆍ원다연 인턴기자 / 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