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본고장 이미지탓 해외 이전 딜레마…“실적 개선위해 불가피” 한목소리
명차의 본고장 독일 자동차 메이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명차라는 이미지가 독일산(Made in Germany)이라는 데서 나오는 만큼 생산 시설을 독일에 유지해야 하지만,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해외로의 공장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고급차 제조사인 아우디가 이런 문제를 두고 미묘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라도 해외 공장 이전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우디라는 브랜드가 ‘잘 만들어진 고급 명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섣불리 해외공장 증설을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아우디의 무게 중심은 해외로 기운 지 오래다.
이미 아우디는 유럽 지역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해외 공장 증설에 나서 지난 수 년간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또 아우디는 일단 독일에 일정 규모의 생산 시설을 유지하되 점차 해외 생산량을 늘려가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지난 2007년 독일 생산량은 전체의 75%였으나 5년 후인 지난해 생산량은 55%(81만5000대)로 줄었다.
루퍼트 스태들러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넘어서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그는 “장기적으로 독일 생산량은 전체의 35~40%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우디 해외공장 증설은 멕시코와 중국에서 진행 중이며, 브라질은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스태들러 CEO는 브라질 공장 입지와 증설 규모를 연내 결정할 계획이다.
BMW와 벤츠 등 다른 독일차들도 이미 해외 증설을 했거나 추진 중이다.
아우디의 라이벌격인 BMW는 미국, 남아공, 중국에 이어 지난해 브라질에 생산공장을 증설해 지난 2년간 기존 생산량의 배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임러사의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수 년간 유럽 외 지역에 상당한 액수를 투자했다. 미국 앨러배마주 투스칼루사에 24억 달러를 투자, 내년부터 새 모델인 C-클래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독일 생산대수는 전체의 70~75% 선이다.
디터 제체 다임러 CEO는 “오는 2020년까지 벤츠의 50% 가량만 독일에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