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로옐 베이비’ 탄생을 계기로 그 뒤에 숨은 정치학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시한 영국의 현 입헌군주제는 2차 세계대전 직전 ‘퇴위 위기’가 불거진 이래 초유의 안정기를 맞고 있다.
1990년대 다이애나 비의 사망이나 찰스 왕세자의 이혼 등으로 입헌 군주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긴 했지만, 현재 영국 국민의 75~80%는 입헌 군주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다이애나 비가 사망(1997년)한 직후에는 입헌 군주제를 지지하는 여론은 50%대까지 추락했다. 또 영국 공화당은 왕실의 존재 자체가 비이성적이고 능력주의 사회에 부적절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윌리엄-미들턴 왕세손 부부의 왕자 탄생으로 영국은 이른바 축제 분위기다.
이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도 호재가 됐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지지율이 야당 노동당에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로열 베이비 탄생은 전 국가적으로 긍정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앤드류 로버트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분위기가 정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론 조사에서 ‘영국이 진보한다’는 식의 질문에 “만족한다” 혹은 “매우 만족한다” 는 대답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영국 이미지는 곧 ‘로열 패밀리’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어떤 광고 전문가도 더 좋은 이미지 창출 못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어 “미들턴 왕세손비는 지속가능한 정치적이고 입헌군주적인 방식에서 국가에 선행을 베풀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왕실의 왕권 이양에 대한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재 영국 왕실은 4세대가 동시에 한 시대에 살고 있다. WSJ은 새로 태어난 왕자가 87세인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같은 수명을 가진다면 22세기에나 왕위에 즉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WSJ은 “2015년 9월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000년래 최장수 영국 군주가 된다”면서도 ‘로열베이비’ 탄생과 최근 벨기에 등 다른 입헌군주국가의 왕위 이양으로 그 다음 세대로의 양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