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23일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 위축 속에 물가는 오히려 뛰는 최악의 상황이다.
마켓워치는 연준의 오랜 양적완화 기조의 영향이 이제 물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인플레가 돌연 상승하기 시작했고, 그럼에도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인플레가 아직은 괜찮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현 상황에 우려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 급등을 지적하면서 변동이 심하다는 이유로 식품과 함께 유가를 인플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이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절대적이며 비석유기업 수익성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유가를 인플레 산정 대상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예산 자동 감축(시퀘스터)으로 미국의 성장이 1.5% 포인트 깎이는 것으로 의회예산국(CBO)이 분석한 것까지 고려하면 유가 충격은 더 크지 않을 수 없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마켓워치는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연준이 가장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이 “인플레는 항상 어디서나 존재하는 통화 현상”이라고 표현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오랜 양적완화의 영향이 금융시장을 거쳐 이제는 실물 경제에서도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4일 미국의 인플레 수준이 아직은 낮지만, 변덕스럽게 출렁이고 있어 연준 정책 입안자들의 걱정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 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한해 전보다 1.1%만 상승했음을 연준이 부각시켜왔음을 지적하고, 연준이 책정한 물가 ‘목표치’ 2%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며 연준이 안심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인플레가 성격상 변덕스럽다는 점을 연준 지도부가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인플레가 ‘진정’돼 있을 때 연준이 내심 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따라서 ‘인플레는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연준의 대표적 인플레 ‘매파’인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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