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며 전쟁을 피해 인접국 요르단으로 터전을 옮긴 난민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경지대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 캠프에서는 매일 13명의 새생명이 태어나고 있다고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5㎢ 면적의 자타리 캠프는 원래 수용인원이 6만 여명 정도이나 최근 그 수가 급증해 16만 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번달 21일까지 국제연합인구기금(UNFPA)가 마련한 의료시설에서 태어난 아이는 53명으로, 이곳 캠프에서는 올해 말까지 모두 3만여 명의 아이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아기들. [사진=Women Undersiege ProjectㆍTheage.com] |
UNFPA는 자타리 캠프 내 의료 시설에 분만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 UNFPA는 총 3개의 산부인과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요가 급증해 4번째 산부인과 시설을 개설할 예정이다.
자타리 캠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10대 산모의 증가다. 지난 2월 유니세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산모들 대부분이 빈혈을 앓고 있으며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모들의 영양 결핍은 출산과정에서 아기의 건강으로까지 이어져 대부분 미숙아로 태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대의 불안한 정서가 아기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도 지적됐다.
자타리 캠프의 한 산모는 “내 아이든, 다른 엄마의 아이든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자기의 나라, 자기의 집도 없이 태어난 아이들이다”라고 전하며 자타리 캠프에서 태어나고 있는 태아들의 안타까운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대해 개탄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으로 사망한 10만여 명의 사망자 중 민간인은 3만6600명이었으며 이 중 어린이가 5100명, 여성이 3300명인 것으로 보고됐다.
한쪽에서는 미래를 보장받은 부족할 것 없이 자랄 왕실의 후예가, 지구의 다른 한쪽에서는 모든 것이 부족해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하는 비운의 아기들이 태어나 이들의 운명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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