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보이지도 않는 원자재들을 미리 사고 판다는 개념도 한 때는 혁명과도 같았으나 21세기에 돈을 벌기 위해선 이보다 교묘한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한 원자재 거래 업체가 시장의 눈을 속이는 교묘한 방법으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다 적발돼 금융 당국으로부터 벌금 300만 달러(약 33억5000만 원)을 물게 됐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뉴저지에 본사를 둔 팬서 에너지 트레이딩(Panther Energy Trading)과 이 회사 사장인 마이클 코시아에게 원유와 천연가스, 밀과 콩, 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을 조작해, 거래 과정에서 140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300만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고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CFTC에 따르면 코시아와 팬더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동안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상품에 대한 주문과 취소를 빠르게 하며 가격을 조작해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자재 상품에 대한 소량의 매도 주문을 실행한 뒤 높은 가격에 대량 매수 주문을 했다가 즉시 취소함으로써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고 시장에 수요가 많은 것처럼 위장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높은 수요를 이끌어내고 자신은 적은 양의 원자재 선물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이비드 마이스터 미국 원자재거래위원회 집행부장은 “거래 알고리즘의 형태가 법적인 과정을 거친 것일지라도 시장을 속이도록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두고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팬더와 코시아는 CTFC에 의해 1년 동안 거래가 정지되며 CME에서는 6개월 간 거래가 정지된다. 이번 CFTC의 조치는, 거래를 실행하기 전 매수/매도 주문과 함께 취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도드-프랭크 법에 따라 집행한 첫 번째 사례다.
CFTC는 팬더에 140만 달러의 벌금을 매겼으며 CME는 80만 달러를 부과했고 영국 정부는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유(WTI)등의 가격 조작으로 벌금으로 대략 90만 달러를 낼 것을 요구해 총 300만 달러의 벌금을 물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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