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드포인트, 지분 3분의2 처분
미국 헤지펀드 써드포인트가 돌연 야후 주식을 대량 처분하고 이사회에서 손을 뗀다. 업계와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야후 경영진까지 물갈이하며 영향력을 휘둘러 오던 써드포인트의 갑작스런 지분매각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대니얼 롭 써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가 보유 중인 야후 주식 4000만주를 주당 29.11달러(약 3만2560원)에 야후에 되팔기로 결정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전했다. 거래 규모만 총 12억달러(약 1조3422억원)에 이른다. 이는 야후 보유주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지분 처분으로 써드포인트는 야후의 최대 외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팔고 남은 약 2000만주는 그대로 갖고 있기로 했지만, 지분율이 2%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롭은 야후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된다. 롭이 지명한 다른 2명의 이사들도 함께 이사회에서 발을 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며 야후 주가는 한동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야후의 발표가 나온 뒤 오후 주식시장에서 야후 주식은 종전가보다 5% 떨어진 27.65달러에 거래됐다. 야후 측은 롭과 다른 이사진의 사임이 지난해 써드포인트와의 계약에 포함된 내용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야후 주식 매도량은 최근 5년 만에 최고치에 달해 시장불안을 반영했다.
이와 관련 시장전문가들은 써드포인트가 야후에서 거둘 수 있는 투자 이익이 최고조에 올랐다고 판단,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써드포인트는 지난 2011년부터 야후 지분을 사들이면서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그 후 써드포인트는 새로운 CEO를 영입하는 등 야후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야후 주가는 지난 1년간 80% 이상 뛰어오르는 등 폭발적 상승세를 보였다. 써드포인트 측이 처음 야후 지분을 매입할 때 평균 13.50달러에 거래되던 주가가 최근에는 29.83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인수를 시도할 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야후의 회사 가치가 오르자 지분을 처분해 투자금을 환수하고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써드포인트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사 중 하나로 자산규모는 13억달러(약 14조5405억원)에 이른다. 그리스 국채부터 주택담보부유동화증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소니의 영화ㆍ음악 사업 부문의 주식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