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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최대식품사 크래프트 CEO-투자자 끈질긴 ‘스낵전쟁’
펠츠, 경영권에 사사건건 관여
이번엔 분사기업 단독매각 강행



미국 내 최대 식품업체 ‘크래프트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전문투자자의 질긴 악연이 그룹 내 자회사인 세계적인 스낵 회사 몬델리즈의 매각을 둘러싼 ‘스낵 전쟁’으로 번졌다.

크래프트그룹에 투자한 투자회사 트라이안 펀드 매니지먼트의 넬슨 펠츠(71) 회장은 아이린 로젠펠드(60ㆍ여) 크래프트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두고 경영 실패를 문제삼아 지난해 몬델리즈를 크래프트 그룹에서 분사시켰다. 이어 최근에는 단독 매각 계획을 세우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들의 악연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펠츠는 당시 로젠펠드에게 크래프트 푸즈 내 실적이 부진한 포스트 시리얼 사업 분야를 매각하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 2010년엔 음료와 캔디 사업부를 분리시키라고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펠츠의 압력에도 로젠펠트는 자신만의 뚝심으로 오히려 영국의 초콜릿 회사인 캐드베리를 194억달러에 인수하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로젠펠드 CEO의 행동이 펠츠의 심기를 건드렸다.

펠츠는 자신의 투자 파트너들과 함께 크래프트를 북미 식품사업부와 해외 사업으로 분리해 버렸으며 해외사업부는 이름을 몬델리즈 인터내셔널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는 분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펩시코에 몬델리즈의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 크래프트와 몬델리즈 양사의 CEO를 맡고 있는 로젠펠드로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투자자에 의해 회사를 넘기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투자사 펠츠 회장, 크래프트 로젠펠드 CEO

그러나 로젠펠드가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할 입장은 아니다. 그가 경영을 맡고 있던 몬델리즈는 지난해 가을 브라질에서 시작한 껌 사업 매출이 점점 하락했으며 미국 내 판매도 점점 줄어들었다. 러시아에서 벌이던 커피 사업도 경쟁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졌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지나친 마케팅 비용도 문제가 됐으며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8억1300만달러(약 9090억원)에 비해 30%나 하락한 5억6800만달러(약 6353억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 펠츠의 트라이안은 펩시코에 몬델리즈 인수를 제안하며 두 회사의 결합이 몬델레즈의 이익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연간 총 70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라이안은 M&A를 위해 펩시코의 지분을 13억달러까지 늘렸으며 동시에 몬델리즈의 지분도 10억달러로 늘리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WSJ는 펠츠와 로젠펠드 두 사람 모두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로젠펠드는 코넬대학을 졸업했으며 농구 선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2011년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경제인 50’에서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펠츠 역시 식품회사 하인츠의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백서까지 제출하며 회사 경영 쇄신을 이끌어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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