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ㆍ원다연 인턴기자]프랑스 경찰이 무슬림 여성에 대한 강압적인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며 인종차별 논란과 더불어 폭력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트라프시에서 한 경찰이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리개)을 착용한 무슬림 여성을 멈춰세우고 신원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신체적인 저항이 있었으며 이 사건이 시민들의 폭력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의 신원확인 과정에서 여성의 남편이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했고 그는 현장에서 즉각 체포됐다. 이 남성이 체포된 이후 다음날 경찰서 밖에는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경찰은 석방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주말 동안 경찰서 인근으로 4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이틀 동안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틀째 이어진 폭력사태로 트라프시에서는 수십대의 차가 불에 타고, 최소 10명 이상의 시위 가담자가 체포되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에 참가한 한 남성은 “경찰이 우리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트라프는 하나의 큰 가족이다. 우리 중 누군가 공격받으면 우리는 다같이 대응한다”고 밝혔다. 파리 외곽의 트라프시는 이민자들이 주로 모여사는 가난한 마을이다.
프랑스에서는 2005년 2명의 소년이 경찰관으로부터 도망가다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폭동이 일어나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으며 이후 파리 외곽지역 경찰관과 거주민들 사이에 높은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2011년 사르코지 대통령이 도입한 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니캅 착용이 금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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