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요즘은 104년 전통 기업이 신생 기업을 무서워하는 세상이다.
104년 된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설립 10년 된 신생 전기차회사 테슬라모터스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GM CEO인 댄 애커슨은 “테슬라모터스가 현재의 자동차업계 구도를 완전히 뒤흔들 수도 있다”며 “방심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내부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쉐보레 볼트’ 등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판매 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나자 오는 2015~2016년 출시를 목표로 새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댄 애커슨 CEO는 현재 3만9000달러 선인 전기차 볼트의 가격을 1만달러까지 깎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출시가가 6만9900달러지만 쉐보레 볼트의 판매 실적을 넘어선 상황이다.
GM 부회장 스티브 거스키는 “CEO는 사내에 테슬라모터스 연구팀을 따로 만들고 테슬라가 GM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본격적 연구에 들어갔다”며 “테슬라에 대한 관심은 GM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연구ㆍ개발(R&D)의 성공이란 ‘얼마나 특허를 많이 등록했느냐’에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R&D 성공의 의미를 ‘개발한 기술이 얼마나 많이 차에 적용됐느냐’로 바꿨다”고 말했다.
WP는 댄 애커슨 GM CEO의 이런 접근법은 GM의 기존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애커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2009년 GM이 파산 상태에 이르러 500억달러(약 56조5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을 때 부임해 회사 구조조정과 내부 문화 분위기 쇄신 등을 통해 GM을 정상궤도로 재진입시켰다. 정상궤도 진입을 바탕으로 이제는 옛 자동차 명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는 R&D 예산은 줄이는 대신 신생 기업들이 개발 중인 첨단 기술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술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GM은 R&D 투자를 73억7000만달러(약 8조2600억원)로 전년 대비 9.3% 줄였고, R&D 투자 담당 고위 간부진도 대거 교체했다. 대신 신생 기업인 선로직스에 750만달러, 파워맷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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