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의 풍경과 지역의 발견/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지음/국학자료원 펴냄=일제 강점기 한양에도 댄스홀이 있었을까. 그동안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근대기(1907~1945년 광복)의 다양한 모습을 전국 발행 잡지 50여종에서 뽑아 근대의 풍경을 한데 모아 정리했다. ‘로컬리티’ 인문연구자료 총서로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가 펴낸 이번 자료집은 전 11권으로 구성돼 있다. 근대 한국 각 지역의 풍경ㆍ경관 및 역사ㆍ고적은 물론이고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지주ㆍ자산가, 여론을 주도한 지식인과 사회단체 등의 면면도 엿볼 수 있다.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강영숙 지음/문학과 지성사=강영숙의 세 번째 장편소설. 도시의 양 극단에 서 있던 두 사람이 만나 벌이는 파괴적인 사랑, 어그러진 욕망으로 서로의 삶을 풍화하고 종국엔 모두 소진하는 몇 달간의 과정을 담아냈다. 성실한 출근, 뛰어난 업무처리, 적당한 경쟁의 긴장감, 인맥관리와 여가활동, 원할 때 언제 잘 수 있는 가벼운 애인관계 등 누구나 열망한 만한 동석의 삶에 어느날 균열이 생긴다. 텔레토비 인형을 든 소녀와의 만남은 그를 파국으로 몰고간다. 소녀의 이름은 하나, 열일곱살. 학교를 끝내지 못하고 PC방과 사우나를 전전하는 소녀에게 성은 아득하다. 성과 육체를 문학적 사유로 삼아온 작가가 던진 텔레토비 인형이 섬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