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M&A 전년비 18% 증가
유럽38%·日24% 감소와 대조적
미국 기업이 공격적인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
경제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현금 보유량을 활용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ㆍ합병(M&A)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기관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올 상반기 M&A 규모는 4200억달러(472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M&A 비중도 43.6%로 2005년 상반기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 기업의 M&A 특징은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회복을 전망하면서 국내 사업 확대를 겨냥한 인수전에 대거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의 투자거물 워런 버핏이 운용하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달 미국 식품기업 H.J하인즈 인수를 완료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브라질 투자업체인 3G캐피털과 함께 총 280억달러(31조5000억원)를 들여 H.J하인즈를 인수했다. 식품기업 M&A로는 최대 규모다. H.J하인즈는 미국 케첩시장 1위 업체로 유명하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미국의 인구 증가와 에너지 혁명으로 장기적인 성장 시나리오가 그려지기 쉽다”며 “소비자는 구매할 때 미국에 기반을 둔 자국 기업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강점인 IT 분야에서의 M&A도 활발했다. 야후는 5월 미국 블로그 서비스업체 텀블러를 11억달러(1조2375억원)에 인수했고, 구글은 지난달 이스라엘 앱 개발업체 웨이즈를 1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미국 M&A 공세에는 넘쳐나는 현금 자산이 한몫했다. 미국 기업의 보유자산은 3월 말 현재 1조8000억달러(2025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배당 등으로 주주에게 자금을 환원함과 동시에 M&A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경영자의 적극적인 자세가 확산되 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전 세계 M&A 규모는 불황 여파로 위축됐다. 특히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럽은 38% 급감했다. 일본도 24% 감소했고, 아시아는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