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은 휴대전화가 무선호출기를 멸종에까지 이르게 했지만 의료산업 분야에서만큼은 특정 지지층에게 지지를 받아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사와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요 통신수단으로 무선호출기를 사용한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호출기를 들고 다닌다.
병원 관계자들이 아직도 과거의 산물인 호출기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호출기는 작고 가벼워 주머니에 넣거나 벨트에 찰 수 있다. 새로운 배터리로 갈아끼우기만 하면 돼 일일이 제품 규격에 맞는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도 없다. 단순성도 편리함에 한 몫을 하는데, 전화번호부같은 복잡한 기능도 없고 이름이나 전화번호만 전송해 상대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에 뒤떨어진 통신수단 이용에 대한 비판도 있다. 로널드 그루이아 프로스트&설리번 애널리스트는 “의사들은 습관적인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익숙함을 찾고 비용절감을 위해 호출기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많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술연구조사기관인 포네몬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병원들이 호출기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통신 체계를 사용하며 생산성을 잃고 있고 환자 대기 시간도 길어져 한 해 83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에서는 병원들이 비효율적 통신체계로 인해 하루에 45분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지진 같은 응급상황에서도 호출기는 수신이 가능하나 병원 내에서는 통신이 끊길 경우가 거의 없어 호출기 외의 다양한 통신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포천은 전했다.
흔히 ‘삐삐’라 불리며 1990년대 초반 주요 통신수단으로 보급됐던 무선호출기는 1994년 절정에 달하며 미국 전역에서 6100만 대 가량이 이용됐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도 500~600만 대 정도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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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