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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구글 타협안 거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유럽연합(EU)이 구글이 제시한 타협안을 거부했다.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의 독점 혐의를 조사 중인 EU는 구글이 내놓은 타협안에 대해 거부한 채 추가 양보를 요구했다.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되면 EU는 구글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다.

3년을 넘게 끈 EU의 구글 독점 조사는 결국 결말이 나지 않고 다시 첨예한 신경전으로 빠져들게 됐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17일(현지시간) “구글이 여러 달 전 보내온 타협안이 독점 관련 우려를 불식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알무니아 집행위원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더 나은 타협안’을 갖고 오라고 요청했다. 독점 혐의를 벗으려면 구글이 양보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타협안은 자사 검색광고 링크와 유튜브, 구글지도 등 자매 서비스를 테두리(frame)를 쳐 구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유럽에서 검색 점유율이 90% 이상인 구글이 자사 광고 링크와 서비스를 교묘히 우수 검색결과로 보여줘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다는 지적을 받자 내놓은 안이다.

그러나 EU 규제당국은 이 ‘분리노출’ 방안이 실제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바꾸는데 별 효과가 없고 경쟁 검색 서비스들의 반발만 산다고 판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구글 경쟁사의 연합체 ‘페어서치’는 구글 검색광고 링크와 자매 서비스를 테두리로 구분하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클릭만 더 많이 하게 만든다고 반박했다.

이번 거부 결정으로 EU와 구글은 다시 ‘줄다리기’를 벌이게 됐다. 구글은 기존 타협안이 독점 관련 쟁점을 모두 해결했다고 강조한 만큼 추가 양보 여부를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EU는 2010년 11월부터 구글의 검색독점 혐의를 조사해왔다. 앞서 알무니아 집행위원은 타협안 협상이 결렬되면 구글에 대해 독점지위 남용 혐의로 소송도 낼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구글은 미국에서도 검색을 둘러싼 독점 논란으로 2년 넘게 조사를 받았으나 결국 경쟁사에 유리하도록 검색 체제를 고치는 선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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