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ㆍ원다연 인턴기자]예멘의 한 남성이 동성애자란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하심 알 아시미(20)로 밝혀진 이 남성은 예멘 남부 라흐즈 주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명의 사내에게 총을 맞아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16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알 아시미는 15일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목격자에 따르면 두 명의 사내가 오토바이에 탄 채로 그에게 총격을 가하고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살해 용의자인 이 두 사람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인 ‘안사르 알 샤리아’의 조직원들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도 알 아시미에게 두 차례 “동성애를 그만두지 않으면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의 한 보안관계자는 “라흐주 지방에는 극단주의자들이 많고, 이 지방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은 극단주의 조직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알카에다에서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알 아시미의 죽음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사체는 사망 2시간 후에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예멘에서는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합의를 이룬 성인 간의 동성애 행위로도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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